0에서 8848m까지…김창호, 에베레스트 ‘무산소’ 도전

관리자 | 2013.03.06 17:49 | 공감 0 | 비공감 0

0에서 8848m까지…김창호, 에베레스트 ‘무산소’ 도전

 

                          산악인 김창호(44)


갠지스강서 카약 타고 출발
이후 자전거와 도보로 이동
성공땐 히말라야 8천m급 14좌
아시아인 최초 ‘무산소’ 대기록
오늘 발대식 갖고 80일 일주
해병대에 입대해 그 힘들다는 특수 수색대에 자원했다. 남들은 1분도 어려운 잠수를 그는 동료보다 3배가 넘는 3분 30초 동안 할 수 있었다. 무려 210초 동안 물속에서 자유를 만끽했다. 물에서 수면으로 뛰쳐 올라 하늘을 날고 싶었다. 날개는 없었으나 강철 같은 다리가 있었다. 그래서 산을 올랐다. 물속에서 긴 시간 잠수할 수 있듯이 그는 높은 산을 산소통 없이 오를 수 있었다. 산소는 희박했지만 정신은 자유로웠다. 8000m급 히말라야 13개 고봉을 이미 무산소로 올랐다. 어느덧 세계 최고의 산악인이 됐다. 그의 도전은 끝이 없다.

 

산악인 김창호(44·몽벨·사진)가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정상을 무산소로 오른다. 성공하면 14좌를 모두 무산소로 오른 첫번째 한국인이자, 아시아인으로도 처음이다. 7년 10개월이라는 최단 기간 기록도 세운다.

 

그냥 무산소 등정뿐이 아니다. 이번에는 “0에서 8848까지”이다. 해발 0m에서 시작한다. 대부분의 에베레스트 등정은 해발 2840m에 위치한 네팔 루클라까지 항공기를 타고 도착해 이동한다. 그러나 김씨는 해수면 높이 0m인 인도양의 갠지스강 입구에서 카약을 타고 출발한다. 갠지스강의 거센 바람과 물결을 거슬러 5일간 250㎞를 이동한다. 그러곤 자전거로 이동한다. 15일간 거친 산길 1000㎞를 페달을 밟아 산을 향한다. 그다음엔 도보다. 150㎞를 15일간 걷는다. 1953년 에베레스트 첫 등정에 성공한 에드먼드 힐러리(뉴질랜드·1919~2008) 경이 오른 그 길로 천천히 오른다. 베이스캠프까지 오른 뒤 에베레스트 남동쪽 루트를 따라 30일간의 본격적인 등반에 돌입한다.

 

 

 

마치 갠지스강의 강물이 수증기로 하늘에 올라 눈이 돼서 히말라야 산에 내려 쌓여 있다가 녹아서 다시 강물에 합류하듯이, 연료 사용 없이 순수 인간 동력으로 세계 최고 높이에 오르는 것이다. 비행기와 자동차 도움 없이 ‘무동력’으로 등정하는 셈이다.

 

출국부터 입국까지 모두 80일 걸리는 과정엔 김씨 외에 4명의 대원들이 번갈아 함께한다.

김씨와 전 구간을 함께할 서성호(34) 대원은 8000m급 12좌(무산소 10좌)를 등정했다. 지난해 김씨와 함께 네팔의 최고 미등정봉 힘중(7140m)을 세계 최초로 올랐던 안치영(36) 대원, 셰르파 알피니즘 연구를 위해 네팔에 머물고 있는 오영훈(35) 대원은 도보 구간부터 합류하고, 홍일점인 전푸르나(24) 대원은 사이클 구간까지 차량으로 이동한 뒤 생애 첫 히말라야 등반에 나선다.

 

6일 발대식을 열고 11일 출국하는 ‘김창호 원정대’는 소설 <80일간의 세계일주> 주인공처럼 예기치 못한 난관을 극복해야 한다. 우선 갠지스강의 심한 역풍을 이겨야 한다. 맞바람을 뚫고 나가야 한다. 자전거를 탈 때는 무질서한 교통상황을 극복해야 한다. 고장이 나면 직접 수리해야 한다. 다음은 에베레스트 꼭대기에서 일어나는 신체의 변화이다.

 

1978년 산악인 라인홀트 메스너가 처음 에베레스트 무산소 등정에 나섰을 때 의사들은 “5분 만에 죽을 거다, 운 좋게 살아와도 뇌세포가 파괴돼 식물인간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김씨는 14좌 가운데 두번째로 높은 K2(8611m)까지는 무산소로 올랐으나 이번에는 그보다 237m 더 올라가야 한다. 안구의 모세혈관이 팽창돼 터져 실명할 수도 있다.

 

5월20일을 넘기면 에베레스트 등정을 포기해야 한다. 우박과 폭풍이 오는 여름 계절풍(몬순)이 시작돼 등반이 불가능하다.

김씨는 “오랫동안 온전히 인간의 힘만으로 세계 최고 높이에 오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며 “지난해 한국인이 히말라야에 발을 내디딘 지 50년이 된 만큼 이번 원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2004년 7월 파키스탄의 빙하지역을 탐사하던 김씨에게 무장괴한이 다가와 총을 쏘며 금품을 빼앗았다. 다행히 총알은 피했으나 카메라와 현금을 빼앗기고 김씨는 겨우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이미 여러 건의 살인을 저지른 괴한들은 경찰에게 결국 붙잡혔다. 한 달 뒤 파키스탄의 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재판에서 김씨는 “이들의 죄를 용서합니까?”라는 판사의 물음에 “네 용서합니다”고 답했다. 이슬람 율법에 따라 괴한들은 정상이 참작돼 감형됐다.

 

“당시 죽이지 않고 살려줘서 정말 고마웠어요.” 김씨는 어쩌면 우리 주변의 초인(超人)이자 도인(道人)이다.

김씨는 자신의 뛰어난 잠수 능력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물속에 들어가 눈을 감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아요. 눈을 떠 무엇을 보거나,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 몸 안에 있는 산소가 눈과 뇌의 활동에 쓰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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